컴퓨터는 여럿 수리해봤는데, 모니터를 고쳐보기는 처음이네요. 예전 같으면 새 모니터 샀을 텐데, 경험 삼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이니 만큼 수리업체의 블로그를 많이 참조했었습니다. 


LG W2442pa-bf 모델 사진

출처 : Danawa 가격비교


1. 증상

전원이 들어왔다가 다시 꺼지는 증상이 반복되며, 한번 꺼지면 약 10분 정도 기다려야 다시 킬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모니터입니다. 


2. 원인 찾기

우선 가장 쉬운 것 부터 시도했었습니다. 

 - VGA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교체해보았습니다. (케이블 문제 예상)

 - 전원이 들어왔을 때 모니터 설정을 초기화 하려고 했습니다. (설정 문제 예상)

 - D-SUB 방식을 사용중이였는데 DVI 방식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인식불량 예상)

 - 연결된 PC를 변경해보았습니다.  (PC 문제 예상)

 - 뒷판을 차가운 온도로 유지해보았습니다.  (높은 온도 문제 예상)


결과적으로 위 시도는 모두 실패하였고,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전문 수리업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를 찾던 중

동일한 증상을 고친 사례를 여럿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흔히 발생하는 증상인 것 같았습니다. 


게시내용 상으로는 패널 내부 파워보드에서 콘덴서가 부풀어 오르거나, 이미 터져버려 나타나는 증상으로서 콘덴서를 교체하여 해결하였습니다. 


모델마다 보드 모양이 모두 다르기에 우선 모니터를 뜯어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3. 분해 단계

당장 모니터를 뜯는 것 조차도 도전이였습니다. ('초보자에겐 모니터를 뜯을 수만 있다면 절반한거다' 라는 글도 봤습니다..)


어떤 모델은 나사로 조여있어서 나사를 풀어 쉽게 뜯어낸다는데, W2442pa 는 도대체 나사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인기 모델이 아니다보니 국내 자료만으로는 어떻게 뜯는지 나와있지가 않아서 유튜브를 찾다가 동일 모델의 분해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W2442PA 분해 동영상

출처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2rhHYJBEr3k)



동영상으로는 정말 뜯기 좋은 도구를 사용하던데, 그런 건 없고.. 일자 드라이버로 조금씩 벌려가며 뜯었습니다.

일자 드라이버가 들어가는 공간마다 약간의 파임이 생기기는 하는데, 외관 상에는 정말 티도 안 날 만큼 작아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한번도 뜯지 않은 모델이라 그런 것인지 일자 드라이버를 고정하고 망치로 살살 쳐야만 겨우겨우 뜯기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제일 힘들었습니다. 


4. 증상 확인

내부 구조는 매우 간단했습니다. 크게 보면 D-Sub, DVI 같은 그래픽 단자를 관리하는 AD보드 한 개와 전원을 제어하는 파워보드 한 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립스보드에는 인버터가 통합되어 있었습니다. 


복잡할 줄 알았는데, 너무 심플했었습니다.


콘덴서가 부풀고 검게 그을린 파워보드



우선 수리업체 후기 대로 파워보드를 봤더니 똑같이 콘덴서가 부풀어 있었고, 심지어 알 수 없는 부품들이 검게 타서 겉에 케이스까지도 그을려 있었습니다. 후기 상에는 AD보드도 교체하던데, 제 AD보드는 콘덴서도 이상 없었고, 파워보드만 교체하는 후기들도 많아서 파워보드쪽만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부품들만 교체하기 위해서는 납땜을 해야하는데, 납땜기도 없고 부품도 모르고, 쉽게 구하기 어려워서 그냥 기판 전체를 갈기로 했습니다. )


일반적으로 메인보드하면 비싼 부품들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너무 비싸면 모니터를 버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부품만 따로 판매하는지 찾아봤습니다. 네이버 쇼핑검색에 처음엔 '파워보드' 라고 검색하니 잘 안나와서 '립스보드'로 검색하니 판매처가 쭉 나오더군요. 


의외로 보드만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이 제법 있었고, 보드들이 굉장히 저렴하더라구요. 제 모델은 만원 이였습니다. 

또, 사용 모델에 맞는 전용 보드가 없을 경우 만능 보드를 구매하여 모니터 모델에 상관없이 일정 조건만 갖추면 사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4. 립스보드 구매 후 조립

그렇게 주문 한 립스보드를 모니터에 넣고, 풀었던 단계를 역순으로 다시 조립을 하였습니다. 

구조가 간단하니 다시 조립하는 것도 간단하더라구요. 립스보드 구매후기를 보니 초기불량이 있을 수 있다는데, 다행히 제 것은 없었습니다. 


정상 동작하는 모니터




정상적으로 모니터가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사설업체도 3만원, LG전자가니 10만원 달라던데, 만원에 수리하게 됐고, 좋은 경험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모니터가 고장나면 버리는게 아니라 고치는 쪽으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모델에 따라 어려운 기종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보드 구입도 쉽고, 구조도 단순한 모델을 운이 좋게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니터 고장으로 버리시길 앞두신 분들은 어차피 버릴거면 한번 쯤 뜯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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